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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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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 예식을 기억하고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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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당동성당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6-04-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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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만찬 성목요일  

    탈출12, 1- 8.11-14;1코린11,23-26;요한13, 1-15

 

 너희는 이 예식을 기억하고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요즘 꽃구경 좀 하려 다니십니까? 어디에 있는 꽃이 아름답습니까? 늘 오후에 저는 동네 산책을 다녀왔었는데요, 성곽 담벼락에서 피고 있는 연보라 라일락이 보았습니다.

   장충단 공원 수표교 아래에서는 커다란 수양버들 나무가지들이 연 푸르게 자라고 있고, 남산 둘레 길에는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진분홍 진달래, 하얀 목련과 벚꽃이 활짝 피고 있습니다.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답습니까?

 

   이렇게 꽃들의 향연을 보면서 15세기 인도의 시인 까르비의 다음과 같은 시를 묵상해보았습니다.

 

   꽃을 보러 정원으로 가지 마라/ 그대 몸 안에 꽃이 만발한 정원이 있/ 거기 연꽃 한 송이가 수천 개의 꽃잎을 안고 있다/ 그 수천 개의 꽃잎 위에 앉으라/ 수천 개의 그 꽃잎 위에 앉아서/ 정원 안팎으로 가득 피어 있는 아름다움을 보라”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여러분의 몸과 마음 안에서도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피고 있겠지요?


   성삼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성토요일 파스카 성야를 지내면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목격하고 깨닫고 체험하는, 은혜로운 성삼일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주일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지내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고, 축제 첫 날, 오늘 밤에 예수님께서는 수난하시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를 위한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은 새 계약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거룩한 만찬을 통하여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눠 주심으로써 새로운 희생 제사, 사랑의 잔치, 성체성사를 제정해 주셨습니다.

 

   그럼, 예수님께서 왜, 성체성사를 오늘 파스카 축제, 곧 과월절(過越節)을 지내시면서 제정하신 것입니까? 체성사와 파스카 축제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파스카 축제에 대해 좀 알아 봐야 하겠습니다.

 

   파스카무슨 뜻입니까스카(Pascha)는 영어로 pass over한자로는 ‘과월(過越)’인데, ‘거르고 지나간다’는 뜻으로,  ‘출애급(出埃及)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 아닙니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기 위해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셨습니다그 마지막 재앙이 오늘 제1독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숫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집은 보고서 거르고 지나가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하느님께서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치시자이집트의 왕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이집트에서 떠나라고 허락하였고이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탈출해방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출애급 사건이 아닙니까?

 

   이렇게 어린양을 죽여 그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써 이집트에 내린 재앙을 피하고 이집트에서 탈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역사적인 출애급 사건을 기억하면서 파스카 축제를 지내왔습니다.

 

   이 뜻 깊은 과월절에, 오늘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해주심으로써 우리가 죄와 죽음에서 탈출해방되어, 마침내 구원을 받지 않았습니까? 이 얼마나 하느님의 오묘하신 신비이고, 놀라우신 은총입니까?

 

   그러므로 너희는 이 예식을 기억하고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이렇게 말씀하신 바대로, 예수님께서 과월절의 어린양처럼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서 속죄 제물이 되시고,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희생 제물이 되시는 성체성사를 기념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가 이 미사 성제를 봉헌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습니까? 미사 성제를 봉헌할 때, 그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행하고 있습니까?

 

   말씀의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을 잘 경청하고 기억하고, 성찬의 전례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성체와 성혈의 사랑을 행하면서 우리가 이 미사 성제를 기념하고, 가족과 이웃의 구원을 위해 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 성당에 있을 때, 망자의 시신 없이 장례 미사를 봉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망자께서 자신의 장기를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하고, 그 나머지 시신은 의대생들을 위해 해부 실험을 하라고 기증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지는 못해도 말과 행동으로 가족과 이웃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다른 한편, 오늘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마치신 후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당신 자신을 곧 배반하고 저버리라고 도망 갈 제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들의 발을 정성껏 씻어 주셨습니다.

 

   ,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이토록 극진히 사랑해주신 것입니까? 그럼, 리 주님께서 본을 보여 주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내의 발을, 남편의 발을 언제 씻겨 주었습니까? 의 부모님의 발을, 자녀들의 발을 언제 씻어 준 적이 있습니까?

 

   어느 부부는 다툼이 있을 때, 서로의 발을 씻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족들이 서로 발을 씻어주면서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서로에게 겸손하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생활하면서 얼마나 좋습니까?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누가 죄를 지으면 처벌하기 보다는 마을 사람들이 둘러서서 그 사람의 좋은 점이나 과거에 잘한 일에 대해서 칭찬을 한 마디씩 한다고 합니다. 칭찬을 통해 자신의 죄를 더욱더 뉘우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주님의 본을 받아 우리도 이웃의 허물을 씻어주고,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고 서로 사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성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성삼일은 우리 가정을 보다 더 성화 시키는데 충분한 은총의 시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정생활을 하면서 남편과 아내로서, 부모와 자녀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서로 성찰해보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과월절처럼 우리 이웃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온갖 재앙과 불행에서 거르고 지나가고, 보다 더 화목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가 성체 성사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2026.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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