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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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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5-05-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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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6,22-27; 갈라4,4-7; 루카2,16-21

 

    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다사다난했던,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에 감사드리며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해야만 하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하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 그리고 행해야만 하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주님,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

   또한 제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그리고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주님,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페르시아 조로아스터 경전의 기도문)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새해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제1독서의 말씀대로, 새해 내내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축복을 내리시고, 주님께서 여러분 가정에 은혜를 베푸시고,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새해 첫날은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담화문을 통해 모든 이에게, 특히 자기 삶의 처지에 낙담해 있는 이들, 과거의 잘못으로 비난 받는 이들, 다른 이들의 판단에 짓눌린 이들, 자기 삶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을 알아차릴 힘조차 없는 이들에게 희망과 평화가 있기를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용서의 이러한 순환 안에서 저희에게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이 평화는, 마음의 빗장을 푼 이들, 희망 안에서 형제자매들의 빚을 탕감하는 이들, 주님께 지은 죄를 두려움 없이 고백하는 이들,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닫아 버리지 않는 이들에게 오직 주님만이 베푸실 수 있는 평화이오니, 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새해 맞이 어떤 모임에 갔더니, 축배를 들고 한 사람이 너나라고 제의하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잘해라고 응답을 하던데요. ‘너나 잘해.’ 렇게 빈정대는 말이 아니라, ‘, 함께 나가는 가 되도록 하자.’는 뜻입니다.


   새해에는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전국 대학교수가 2024년의 대표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는데,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 뜻입니다. 2024년 한해를 회고해본다면, 작금의 정치적 혼란과 불행한 사고들은 결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하는, 우리 각자의 직무와 본분을 남용하거나 소홀히 함으로

써 초래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2025년을 맞이하면서 사자성어로 이청득심(以聽得心)’을 선정했습니다. 이청득심은 듣는 것으로 마음을 얻는다.’는 뜻인데, 새해에 저는 사목자로서 마음을 기울여 교우 여러분의 말을 들음으로써 교우 여러분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인도 캘커다의 마더 데레사 본부 벽에 붙여 있는, 다음과 같은 시를 마음에 새기고 신앙생활을 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때로는 믿을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용서하라. 당신이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것이다. 그럼에도 친절을 베풀라.

   당신이 정직하고 솔직하면 상처받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정직하고 솔직 하라. 오늘 당신이 하는 좋은 일이 내일이면 잊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오늘 복음을 보면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서둘러 가서, 구유에 누운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는데,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습니다.


   그럼,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번 성탄 시기를 지내며 마구간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서 어떤 말씀을 들었습니까? 우리가 보고 깨달은 주님 성탄의 신비, 육화와 강생, 교환의 신비를 성모님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면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당신 품 안에 안고 얼마나 기뻐하셨습니까? 하지만 시메온의 예언대로 성모님의 영혼은 칼에 꿰 찔리는 듯한(루카2,35) 고통을 겪어야만 하셨습니다.


   이렇게 성모 마리아는 마침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외아들 예수님의 시신을 당신 품 안에 안고 얼마나 큰 고통을 겪으셨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모님은 당신 아드님의 죽음 안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으셨습니?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신앙생활을 하면서 유혹의 역풍이 불어온다면, 고통의 암초에 부딪혔다면 별을 바라보고 성모님께 청하십시오. 자만심이나 이기심의 파도에 흔들리 있다면, 별을 바라보고 성모님께 청하십시오.


   분노와 증오, 탐욕이 나의 영혼의 돛배를 마구 흔들면 성모님을 바라 보십시오. 과거의 죄 때문에 괴롭다면, 양심의 추악함에 당황했다면, 슬픔과 절망의 심연에 빠지기 시작했다면 성모님을 생각하십시오.


   위험할 때, 괴로울 때, 확신이 안 설 때, 성모님을 생각하고 성모님께 청하십시오. ‘성모님이라는 말이 우리의 입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고 성모님을 우리의 마음에서 내보내지 마십시오. 성모님의 전구를 얻으려면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신앙의 모범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성모님을 따르면 우리는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고, 성모님께 기도하면 절망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성모님을 생각하면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의 손을 잡고 이끄시면 우리는 넘어지지 않을 것이고, 성모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면 우리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면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이고, 성모님께서 우리를 도우시면 우리는 안전하게 항구, 하늘 나라에 닿을 것입니다. 아멘.”(‘동정 성모 강론’, 성 베르나르도 참조) (2025.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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