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들레헴의 작은 별입니다. > 강론

본문 바로가기

믿음과 영성

강론

나는 베들레헴의 작은 별입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66회 작성일 25-05-18 08:35

본문

주님 공현 대축일 이사60,1-6;에페 3,2.3.5-6;마태2,1-12

 

             나는 베들레헴의 작은 별입니다.

 

   지난 새해 첫날 아침 미사를 봉헌하고 남산 타워에 올랐습니다. 일출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타워를 향해 걷고 있었는데, 저도 서둘러 타워에 올라 갔더니, 이미 인산인해였습니다.


   아쉽게도 구름이 거치지 않아 일출은 흐릿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동쪽을 향해 서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소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바라는 소원이 꼭 성취되기를 기도하면서 하산을 했습니다.


   장충 테니스장을 따라 걷는데, 울타리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직언이 적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농부아사(農夫餓死) 침궐종자(枕厥種子),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종자는 머리에 베고 죽는다.(다산 정약용)”       

   어떻습니까? 농부처럼 신앙인은 아무리 큰 시련과 고통을 겪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신앙의 종자, 희망과 사랑을 마음에 간직하고 생활해야 하지 않습니까?


   전례력으로 보면 이번 주간에 성탄 시기가 끝납니다. 그럼, 형제자매 여러분, 이번 성탄 시기를 생활하면서 무엇을 깨달았습니까?


   하느님께서 왜, 당신의 외아드님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주셨습니까?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구원을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을 갓난 아기로 보내주셨습니까? 갓난아기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사람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이 얼마나 하느님의 크신 사랑입니까?


   아기 예수님께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마구간이 얼마나 더럽고 지저분합니까? 이렇게 마구간처럼 세속에 더럽혀진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제대 앞에 마련된 마구간 구유에 아기 예수님께서 누워 계시는데, 구유는 가축들의 여물통이 아닙니까? 여물처럼 우리의 참된 양식, ‘하늘에서 내려온 빵’, ‘우리를 위하여 내어 줄 몸이 되시기 위해 아기 예수님께서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십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동방박사들이 별의 인도를 따라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땅에 엎드려 경배하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봉헌하였습니다.


   동방박사들이 황금(黃金)를 아기 예수님께 마치 왕에게 공경의 뜻으로 봉헌했듯이, 이렇게 아기 예수님께서 인류를 구원해 주실 왕이심을 공현(), 공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또 동방박사들이 봉헌한 유향(乳香)은 사제가 제사를 드릴 때 분향하기 위해 사용하였는데, 이렇게 아기 예수님께서 특별히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당신의 자신을 희생 제물로 봉헌할 대사제이심을 공현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몰약(沒藥)을 봉헌하였는데, 몰약은 장례를 위해, 부패하지 않도록 시신에 바르는 약입니다. 따라서 아기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인류를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해 주실 구세주이심을 공현, 공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면서 동방박사들이 봉헌한 황금이 변색되지 않듯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나의 신앙을 보다 더 강건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유향을 태워 분향하듯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나의 희망을 널리 전파해야 하겠고, 몰약이 부패를 방지하듯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나의 사랑이 부패되지 않도록 헌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믿음과 성령을 통하여 저희 마음에 부어 주신 불타는 사랑으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리라는 복된 희망을 저희에게 다시 일깨워 주소서.”(2025년 희년 기도문)


   이렇게 우리가 기도하면서 신망애(信望愛), 나의 신앙과 희망과 사랑이 좀 더 좋은 열매를 맺는 생활이 바로 동방박사들처럼 아기 예수님께 경배드리는 것이고, 이것이 또한 아기 예수님이 온 인류의 구세주이심을 이 세상에 공현, 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고 어떻게 하였습니까? 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전설에 의하면, 박사들은 베들레헴을 떠나가면서 언덕에서 자신들을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했던 별을 아쉬운 마음으로 뒤돌아봅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은 믿지 못할 장관을 목격하게 됩니다. 베들레헴으로 인도한 별이 빅뱅처럼 폭발하더니 수천, 아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은 별이 되어 세상 끝까지 흩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박사들은 알 수 없었습니다.


   며칠 후 그들이 가던 길에서 갈림길을 만나자 박사들은 한 낯선 사람에게 올바른 길에 대해 물었습니다. 낯선 사람이 그들에게 친절하게 도움이 될 많은 정보를 성의껏 알려 주었습니다. 그때 박사들은 낯선 사람의 머리 위에서 작은 별 하나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

   그리고 박사들은 밤에 여인숙에 머물렀는데, 주인장은 그들을 정성을 다해 대접했습니다. 그때 또 주인장의 머리 위에서 작은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박사들은 자신들이 베들레헴을 떠날 때 언덕에서 목격했던, 빅뱅과 같은 장관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별이 빛난다’, 자카리아스 하이에스, 가톨릭 출판사 참조)


   이렇게 동방박사들을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한 베들레헴의 별이 폭발하여 수천, 수만 개의 별 조각으로 쪼개져, 구세주를 믿고, 구세주께 희망을 두며, 구세주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위에 작은 별로 떨어져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난 성탄절에 나의 몸과 마음 안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베들레헴의 작은 별들이 아닙니까?


   오늘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자 보라, 너의 빛이 왔다. 네 위에 주님의 빛이 떠오르시고,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일어나 비추어라. 민족들이 너의 빛,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베들레헴의 작은 별로서 나의 신앙생활을 통하여 가족과 이웃을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생활하고, 이기심과 미움 속에서도 중단없이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베들레헴의 작은 별이 되어 나의 가족과 이웃을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해야 하겠습니다. (2025. 1. 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신당동성당 천주교서울대교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20길 24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당동성당
전화 : 02-2237-1784팩스 : 02-2238-1619이메일 : shindang@catholic.or.kr
COPYRIGHT© 천주교 신당동성당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