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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면서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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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5-05-2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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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

사도15, 1- 2.22-29;묵시21,10-14.22-23;요한 14,23-29

 

          기도하면서 용서하십시오.

 

   지난 주일 레오 14세께서 교황으로 즉위하면서 강론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였는데, 잠시 묵상해보겠습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보십시오! 그리스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십시오! 빛과 위로를 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이것이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건설하는데, 우리가 함께 걸어야 할 길입니다.

 

   지금은 사랑을 위한 때입니다! 우리 모두를 형제자매가 되게 하는 하느님의 사랑이 이 세상 안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면 온갖 분쟁과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회복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비오 교황님의 말씀대로,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가 형제자매로서 다 함께 하느님을 향해 걸어가며 서로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마태 5, 9)

 

   그러므로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 세상에 늘 함께 하기를 기도하면서 우리나라가 보다 더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헌신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치적 경제적 갈등과 대립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 갈등과 대립의 벽을 허물고 어떻게 평화로 나갈 수 있겠습니까? 우리 사회의 평화 건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가 가정 안에서 우리의 가족을 보다 더 사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10여년 전에 어느 간호사가 어머니의 손가락이라는 제목으로 쓴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글을 상기해보았는데, 한번 들어보겠습니까?

 

   아침에 병원에 출근해 보니 서른 살 남짓 돼 보이는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진료실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잠시 후 그들을 진료실로 안내했는데, 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얘가 제 딸 아이에요. 옛날에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외가에 놀러갔다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잘렸어요. 다행히 네 손가락은 접합 수술에 성공했지만, 네번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했네요.

 

   다음 달에 우리 딸이 시집을 가게 됐어요. 사위 될 녀석은 그래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그런 가요. 이 못난 어미 보잘것없고,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줬지만, 그래도 결혼반지 끼울 손가락 주고 싶은 게, 이 못난 어미의 바람이에요. 그래서 말인데요. 늙고 못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 수술이 가능한지요.”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 선생님도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 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 채 그럼요, 가능합니다. 쁘게 수술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고, 그 말은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딸을 위해서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내어준 어머니의 사랑, 얼마나 위대합니까? 이런 희생이 바로 우리 부모님의 삶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부모님의 이런 은혜에 어떻게 보답하며 생활하고 있습니까?

 

   다른 한편, 저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눠 주지 않으셨습니까? 이렇게 당신의 고귀한 생명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구원해 주신 예수님께서 지난 주일 복음에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저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형제자매 여러분, 만일 위기에 처한 부부가 나에게 원만한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조언을 청한다면, 뭐라 조언해주겠습니까? 인도 캘커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조언해주었다고 합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렇습니다.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번 기도하라.”는 격언 대로, 보다 더 행복한 혼인 생활을 위해서는 부부지간에 서로 기도하고 용서해주어 합니. 이것이 우리 가정을 보다 더 평화롭게 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아버지가 고3아들과 오래간만에 마주 앉았습니다. 아버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진로를 어떻게 생각하니?” 아들이 잠시 망설이다가 입맛을 다시면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그 진, ‘참 이슬로 바뀐 지 오래됐어요.”

 

   이렇게 아버지와 아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화하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버지는 아들의 생각을 존중해준다면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느 딸의 고백입니다(‘할아버지의 축복’, 레이첼 나오미 레멘, 문예 출판사 참조).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몇 주 동안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엄격하신 분이셨지만, 사회를 위해서 탁월한 업적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여쭈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세상에 공헌하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버지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이었나요?’”

 

   이렇게 여쭤보면서 저는 아버지께서 그동안 받으셨던 여러 공로상들을 떠올렸습니다. 분명 아버지가 그 중 하나를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물론, 너란다. 얘야.”

 

   이 말을 들은, 그 딸,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이렇게 평소에 아버지가 속내를 딸에게 드러냈다면, 그 딸이 더 고귀하고 가치 있게 생활하지 않을 까요?

 

   형제자매 여러분, 5, ‘가정의 달도 이제 일주일이 남았습니다. 성모상 옆 기도 나무에 매달려 있는 기도문을 보면, 가족의 건강과 행복, 사랑에 대해서 많이 적혀 있는데, 그 모든 기도들이 성모 마리아의 전구로 꼭 성취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성모 성월을 마감하면서 오는 31() 저녁 8시에 성당 마당에서 성모의 밤을 거행합니다. 가족과 함께 참례하여 우리 가정이 나자렛 성 가정을 본받아 서로 대화하면서 용서하고 사랑함으로써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청해야 하겠습니다.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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